작년 겨울부터 을지로가 정말 핫했다. 숨어있는 카페와 술집이 예쁘기로 유명하다. 하지만 식사할 만한 곳은 마땅히 없었다.
을지로 맛집을 치면 나오는 거의 유일한 곳, 미팅룸을 다녀왔다.
미팅룸은 일단 을지로의 매력을 다 포함하고 있기는 하다. 간판은 숨기고, 창문으로 분위기를 뿜어낸다.
평소에는 줄이 길지만 몇 달 전 겨울, 사람이 적은 평일에 찾아갔었다.
미팅룸 메뉴판.
제일 유명한 메뉴는 구름 파스타, 가격이 사악하다. 파스타 하나에 2만원이라니.
그다음으로 유명한 건 버터 맥주다.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그 버터 맥주!
떡볶이라는 파스타집에 어울리지 않는 메뉴도 있었다. 떡볶이가 전혀 당기지 않아서 로제 파스타를 시켰는데..
(떡볶이 맛 로제 파스타였다. 로제라며..?)
분위기는 정말 좋았다. 예쁘고 어두컴컴하고.
구름 파스타 / 2만원
계란 흰자로 구름을 만들었다. 예쁘다. 흰자 맛이 난다.
그래도 파스타는 아웃백 투움바 파스타 정도로 맛있었다. 납작한 면에 되직한 크림 맛이 꽤 괜찮은 편이었다.
칠리 로제 파스타 / 1만9천원
로제 파스타에 무슨 짓을 한 걸까. 떡볶이 피해서 시킨 건데 파스타에서 익숙한 떡볶이 맛이 난다.
진짜 너무 싫었다. 정말 싫었다. 떡볶이를 좋아해도 싫어할 것 같은 맛이었다. 거기다 비싸다. 화가 난다.
버터 맥주 / 9천원
제일 맛있었다.
미팅룸은 다신 안 간다.